축구는 단순히 공을 차고 골을 넣는 스포츠가 아니다. 뛰어난 선수 한 명의 기술보다 열 한 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는 전술이다. 축구 전술을 살펴보면 왜 피라미드의 뒤집힘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 초기에는 공격 위주 구성 및 단순한 포메이션이 지배적이었다. 2-3-5 형식인 수비 2명, 미드필더 3명, 공격 5명으로 구성된 형태가 대표적이었다. 이 구조가 피라미드라 불린 이유는 수비가 좁고 뒤로 갈 수록 인원이 많아 위로 갈수록 공격 인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19세기 말 영이 이 조합을 활용해 조직적 패싱게임을 전개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이로 인해 축구가 단순 개인 돌파 중심이 아닌 팀 조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공격적인 포메이션은 수비에 약점이 있었고 상대의 조직화된 전술이 등장하면서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책 제목에서 말하는 뒤집힘은 단순히 포메이션 숫자가 바뀌었다는 의미 이상이다. 공격 중심에서 균형이나 수비중심으로 구성원의 역할이 바뀌고 구성원들의 역할이 바뀌고 상향 피라미드였던 공격 구조가 하향 피라미드 혹은 뒤집힌 형태로 바뀐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인 포메이션 변화가 바로 wm 포메이션이다. 이는 영국 herbert chapman이 이끈 arsenal f.c가 1920-30년대 도입한 3-2-2-3 포메이션으로 기존 2-3-5에서 공격수 하나가 미드필더 쪽으로 내려오고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추가 수비수가 배치되어 수비 안정 및 미드필더 장악을 꾀했다. 이처럼 구조가 뒤집히면서 추구 전술이 보다 복잡하고 조직적으로 변화했다. 이 시기에 이탈리아 축구는 2-3-2-3- 형태를 개발했고, 여기에는 혁신적인 메토디스타라는 수비형 미드필더 겸 창조형 미드필더 역할이 포함되었다. 이처럼 공격 위주의 단순한 틀에서 벗어나, 구조적으로 정교하고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는 시대가 열린것이다. 전술이 단순한 숫자 배열이 아닌 선수 역할 및 팀 개념까지 영향을 미친건 중후반 20세기이다. 이때 이탈리아 대표적 전술인 catenaccio는 수비형 스위퍼를 두고 역습에 기반한 전략을 내세웠다. 피라미드 뒤집힘 개념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고 공격보다는 먼저 수비 조직을 정비하고 안정성을 확보한뒤 역습으로 승부를 거는 방식이었다.
1970년대 네덜란드 netherlands national football team과 주요 클럽이 선보인 토탈 풋볼은 각 선수가 상대 역할을 자유롭게 바꾸면서 팀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스타일이었다. 윙어가 수비로 내려가고 수비가 공격으로 가는 전통적 포지션 구분을 허물었다. 이를 통해 전술이 뒤집히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토탈 풋볼의 등장은 단순 숫자 변화가 아닌 역할 변화 및 운동량, 동시다발적 전환을 가능하게한 전술적 혁신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축구 전술은 복잡성과 유연성을 띄는 형태로 발전한다. 이제는 팀이 경기 시작할때 포메이션 및 실제 경기 중 사용하는 형태가 다를 정도로 유연성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격시 3-4-3, 수비시 4-2-3-1로 바뀌는 형태 등이 존재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 정해진 숫자가 아니며 선수의 움직임, 상대 위치, 경기 상황에 따라 소형 피라미드가 뒤집히거나 재구성되는 과정이다.
